유영돈 고등기술연구원 플랜트엔지니어링센터장(한국열환경공학회 회장)

▲유영돈고등기술연구원 플랜트엔지니어링센터장한국열환경공학회 회장
▲유영돈
고등기술연구원 플랜트엔지니어링센터장
한국열환경공학회 회장

[이투뉴스] 우리는 매일 쓰레기를 버린다. 쓰레기의 사전적 의미는 ‘버리는 물건’으로, 더 이상 그 상태로 사용가치가 없는 물건이며, 폐기물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는 이미 버려진 쓰레기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쉽게 잊어버린다. 이렇게 무관심 했던 쓰레기가 ‘쓰레기 대란’이라든지 ‘쓰레기 산’이라는 반갑지 않는 뉴스로 신문이나 TV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화 되면서 우리가 버린 쓰레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에게 보여 지는 폐기물 문제는 빙산의 일각과 같이 매우 일부이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수면 아래에 내재되어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감소, 비재생폐기물로부터 생산된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제외, 물질 재활용 위주, 폐기물 수출 중단, 재활용 폐기물 가격 하락, 소각 및 매립 단가 상승, 에너지화 시설의 민원에 따른 가동 어려움 등과 같이 굵직한 국가 정책과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더해져 그동안은 지엽적으로 표출되었던 문제가 일시적으로 표면화 되어 폐기물 처리시장의 혼란이 가중된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해법은 무엇일까? 폐기물 처리에 대해 재활용, 에너지화 그리고 매립이라는 3개의 큰 틀에서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자. 최대한 재활용, 최소한 매립과 함께 ‘효율적이며 청정한 에너지화’가 폐기물 처리의 해답이고 각각이 상황에 맞게 균형과 조화가 이뤄야 한다. 100% 재활용이 불가능한 현실을 감안하면, 폐기물 에너지화가 현재 직면한 폐기물 처리 문제를 풀 수 있는 시작이라 생각된다. 물론 대표적인 폐기물 에너지화 기술인 소각의 경우 다이옥신, 미세먼지, 악취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올라 거부감이 있다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접한 화석에너지 기반 중 가장 청정한 발전은 LNG발전이라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폐기물을 LNG발전 수준으로 청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에 설치할 수 있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폐기물 처리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현재 폐기물 처리설비가 지역에 설치되고 가동되기까지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불가피하게 지불되어 왔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폐기물 처리설비 건설이나 운영에 투자하고,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한다면 폐기물 처리설비는 LNG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수준과 동등한 수준의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로 운영될 수 있다는 기술적 확신이 든다.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를 보자. 최근 시험 가동한 SRF발전시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민들은 SRF발전시설을 LNG발전시설로 대체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SRF발전시설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LNG발전시설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낫다”라는 것과 SRF발전소 가동에 따른 주변지역 환경영향에 대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주민참여형 환경영향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처럼 폐기물 처리시설이 LNG발전소 수준의 대기오염물질만을 배출한다면 우리 사회, 그리고 주민이 수용할 수 있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로 충분히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밖에도 폐기물로부터 수소 생산 및 폐기물로부터 천연가스 생산 기술은 배가스를 원천적으로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단위기술에 대한 검증수준이고 전체 시스템을 연계한 상업화 실적이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청정너지를 생산하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로써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버린 폐기물 중 일부는 반드시 에너지화 시설에서 처리되어야 한다면, 우리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기술수준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폐기물 처리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현재와 같이 폐기물 처리시설이 건설될 때 야기하는 많은 갈등을 풀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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